타로_수비학 이야기

방탄소년단 Make it right 영웅의 서사

캘리코 2020. 2. 12. 17:28

방탄소년단 2019년 4월에 발표된 미니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 에 수록된 Make it right

원래는 뮤직 비디오가 없었지만 Lauv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싱글을 새로 발표하면서

BTS의 공연 영상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뮤비를 공개했다.

뮤비 속 스토리는 전형적인 영웅의 서사를 보여준다.

 

 

 

 

못나고 평범한, 외톨이로 손가락질 받던 소년이 있었다.

 

 

 

 

늘 혼자였고 외롭던 소년에게는 유일하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소녀가 있었고

 

 

 

 

이들은 단 둘만의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작은 즐거움을 공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산 속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함께 잠들었던 소년과 소녀

 

 

 

 

 

잠에서 깬 소년은 소녀가 사라진 걸 알게 되고 다시 또 혼자가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소녀가 사라진 대신 남아있던 망토를 발견하고 생각한다.

‘추운 숲의 밤 동안 나를 따뜻하게 해주고 무사하도록 지켜준 게 너였구나.’

 

 

 

 

 

마음이 아프지만 소녀대신 곁을 지켜준 망토를 입고 용기를 얻은 소년은 결심한 듯 길을 떠난다.

소년에겐 망토가 있었지만 용을 무찌르러 가는 길은 너무나 외롭고 슬펐다.

 

 

 

 

 

계속 소녀 생각이 났고

내가 과연 용을 이길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은 스스로를 멈추게 하고 약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사막의 길에 쓰러져 울다 지쳤을 때

문득 혼자였던 자신의 손을 잡고 사람들 앞에 나섰던 소녀,

그리고 맞잡은 손에서 용기를 받아 처음으로 당당하게 사람들을 마주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여기서 쓰러질 순 없어.

나에겐 해야 할 소명이 있어.

 

 

 

 

 

다시 힘을 얻은 소년이 흙을 털고 일어나자 용을 무찌를 수 있는 검이 그에게 쥐어졌다.

 

 

 

 

 

험난한 얼음산을 지나 드디어 용이 사는 동굴에 도착한 소년

 

 

 

 

 

무섭고 두려웠지만 이젠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용기와 결심이 더 앞섰기에

소년은 주저함을 물리고 동굴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그토록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용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공포스러웠다.

 

 

 

 

 

불을 뿜으며 달려드는 용을 맞닥뜨린 소년은

자신을 보호해 줄 망토와 어느 때보다 결연한 자신을 믿으며 용에게 날아올라 검을 휘둘렀다.

소년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순간 소녀에게 힘을 달라며 소리쳤다.

그래서였을까? 

 

 

 

 

 

소년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검을 휘둘렀고

검은 정확히 용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너무나 무서웠고 두려웠던..

늘 자신을 주저하게 만들고 뒷걸음질 치게 했던 용이었다.

이제 드디어 소년은 그 존재를 물리치고 말았다.

 

 

 

 

 

용이 파괴되면서 동굴은 강한 힘에 못 이겨 폭발되었다.

압력 때문에 밖으로 튕겨져나온 소년은 한 동안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소년이 눈을 뜨자 동굴도 용도 모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내가 정말 해냈구나..

소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소녀가 자신을 지켜주고 함께 해줘서 모든 게 가능했는데..

소녀가 너무 보고 싶었다.

 

 

 

 

 

주저앉아서 벗겨진 망토를 보자 하염없이 눈물이 떨어졌고

소년의 눈물에 젖은 망토는 다시 한 번 날아올라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제 이들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방탄소년단 Make it right(feat. Lauv 공식 뮤비 캡쳐>

 

 

 

영웅의 서사는 동서양 신화에서 매우 보편적이고 낯익은 스토리 텔링이다.

평범한, 조금은 힘든 조건 속에 사는 소년에게 어느 날 어떤 소명이 주어진다.

소년은 자신을 의심하고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운명을 거부하고 살아가는 그에게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부모의 죽음이나 시련) 그 일로 인해 그는 1차 각성을 하게 된다.

이제 영웅의 여정길에 오른 그는 조력자를 만나고 서서히 영웅다운 행보를 보인다.

그러다 다시 한 번 소중한 사람을 잃거나 자신을 탓하게 되는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그 후 폐인처럼 지내며 좀처럼 자기 동굴 안에서 나오지 않던 그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시 한 번 각성하게 된다.

이제 완전히 자각한 소년은 본인에게 주어진 소명을 받아들이고 빌런을 무찌르며

완전한 영웅으로 재탄생하며 여정은 마무리 된다.

 

방탄소년단 역시 이러한 영웅 스토리를 자신들의 이야기에 녹여냈다.

Make it right 뮤비에서 소년과 소녀는 설명하지 않아도 방탄소년단과 아미이다.

변방의 작은 나라, 그것도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의 첫 아이돌로 출발한 그들이었다.

게다가 힙합 아이돌이라는 낯선 정체성은 그들을 무시와 편견, 조롱과 업신여김 속에 가두곤 했다.

그랬던 그들에게 아미라는 팬덤이 생겼고 솔직함과 실력만큼은 자신 있던 방탄소년단은 아미라는 조력자를 만나 더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정신없이 달려오던 그들은 어느덧 자신들이 소원했던 많은 것들을 이룬 걸 깨달았다.

대상, 빌보드, 해외투어..
모두 원하고 갈망했던 것들이었지만 정작 생각지도 못한 곳까지 올라와보니 그들에겐 성공만큼이나 길어진 그림자가 보였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드는 혼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무기력함이 동시에 생기고 말았다.

실제로 2018년은 그들에게 해체를 고민할 정도로 힘든 해였고

그 고통과 눈물 속에서 다시 7명이 방탄소년단의 여정을 다 같이 하기로 결정한 건 역시 아미의 힘이었다.

그들은 아티스트의 꿈을 품고 두렵지만 패기있게 도전했던 2013년의 초심을 되돌아봤고

지금까지 자신들의 행복과 꿈을 위해 아낌없이 응원하고 함께 노력해온 아미의 진심을 다시 생각했다.

그 후 나온 앨범이 Map of the soul : Persona 이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은 거의 다 팬송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Make it right은 자신들에게 검과 같은 마이크를 쥐어주고
내면 깊은 곳에 자리했던, 용으로 상징되는 두려움을 무찌르게 해준 아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 개인적으로는 Make it right을 들을 때면 앞선 Love yourself : 轉 ‘Tear'에 실린 Magic shop이떠오른다.

 

난 내 얘길 들려줄게 들려줄게

내가 뭐랬어이길 거랬잖아

믿지 못했어 정말

이길 수 있을까

이 기적 아닌 기적을

우리가 만든 걸까

No 난 여기 있었고

니가 내게 다가와준 거야

 

항상 최고가 되고 싶어

그래서 조급했고 늘 초조했어

남들과 비교는 일상이 돼버렸고

무기였던 내 욕심은

되려 날 옥죄고 또 목줄이 됐어

그런데 말야 돌이켜보니

사실은 말야 나

최고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닌 것만 같아

위로와 감동이 되고 싶었었던 나

그대의 슬픔 아픔 거둬가고 싶어 나

 

나도 모든 게

다 두려웠다면 믿어줄래

모든 진심들이 남은 시간들이

너의 모든 해답은

니가 찾아낸 이 곳에

너의 은하수에 너의 마음 속에

You gave me the best of me

So you'll give you the best of you

날 찾아냈잖아 날 알아줬잖아

You gave me the best of me

So you'll give you the best of you

넌 찾아낼 거야네 안에 있는 galaxy

 

-Magic shop 부분 발췌-

 

자신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찾아주고 알아봐줬던 아미들인데 스스로의 해답을 못 찾을리 없다는 위로이다.

우리를 믿는다면 우리를 먼저 믿어준 자신을 더 믿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

방탄소년단의 모든 노래가 솔직한 자기 고백이지만

특히나 Magic shop과 Make it right은 그들이 가진 두려움과 그걸 마주하고 다시금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아미에게 고백한다는 점에서 관련성을 갖는 것 같다.  ****

 

 

 

다시 영웅 서사로 돌아가서..

결국 이런 영웅 스토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이 결론이다.
각자 삶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고통과 두려움, 나를 밖으로 나서지 못하게 만드는 자기 합리화와 실패에 대한 시뮬레이션.
하지만 삶은 그 자체를 날것으로 살아내지 않는 한 어떤 경험치와 성장도 주지 않는다.
태어난 이상 모두가 자기 인생이란 걸 갖게 되지만 내 것이라고 해서 결코 내가 바라는 것을 주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타로 수비학의 세계관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소울넘버가 있고 그에 따른 역할이 주어진다.

이 역할이란 소명이나 미션이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이런 부모와 형제를 만나 멋 모르고 살다가 점점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입혀주는 옷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부딪히고 깨지고 아파하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은 진짜 ‘나’를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다.

그 안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고 그대로 있다간 고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고통 없이는 성장할 수 없는 영웅 서사 또한 나의 역할과 소명을 찾아가는 여정이고

이것은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삶이 품고 있는 자기만의 서사와 같다.

이러한 스토리를 다 가지고 있는 것이 타로와 타로 속 수비학이다.

타로가 점이긴 하지만 될까, 안 될까? 좋을까, 안 좋을까? 만 맞혀야 하는 도구로 인식되는 건 이런 점에서 안타깝다.
시작도 하지 않은 허망한 질문엔 대답이 나오지 않을 뿐더러

좀 더 알아가다보면 내가 왜 그것을 원하는지 아주 근본적인 이유부터 질문을 만들게 하고,

결국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이란 점을 깨닫게 해준다.

그래서 타로와 타로 속 수비학을 공부하면
누구나 자기만의 스토리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말하고 노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폭주와 독선이 되는 건 위험하다.

우리는 혼자가 아닌 모두와 연결된 세상 속에 태어났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지만 내 멋대로 살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