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모와 5 of cups 모모와 나는 3년 전 5월에 만났다. 나를 만나기 전에 모모는 출신을 알 수 없는 구조묘였는데 뜬금없이 어느 사진작가분의 스튜디오로 들어와 풀썩 쓰러진 고양이었다. 당황하던 작가님은 곧 고양이 배에 심한 상처를 발견했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던 중 우리 연희 고살이 이웃 친구분께까지 연락이 닿았다.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작가님은 졸지에 구조자에 임보자 신분이 되셨고 형편상 빨리 입양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결국 건너 건너 나에게까지 소식이 전해지게 되었다. 깊은 상처를 극복하고 빨리 다 나으라는 의미로 처음에는 ‘다나’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모모. 그렇게 치료를 받으며 배가 다 아물고 새로 털이 자라날 때쯤 나에게 오게 되었다. 모모의 과거를 두고 우리는 많은 추측을 했었다. 개나 고양이에게 .. 2020. 2. 18.
아깽이가 나타났다 - 02 3월이 지나고 있었다.삼색이를 못 본지 보름도 지난 것 같다. 혹시 누군가가 중성화 수술을 해주기 위해 데려간 건지, 새끼를 가지는 바람에 숨어있는 건지, 무슨 사고가 난 건지... 며칠에 한 번씩은 마주치던 녀석이 보이지 않으니 이런 저런 걱정이 생겼다. 같이 다니던 노랑이들과 젖소 고등어는 여전히 보이는데 그 녀석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장을 보려고 마트에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골목길 초입 체육관 앞에 삼색이가 있었다. 어딜 갔다 온 거야~ 녀석, 그래도 잘 지내고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에 다가갔는데, 나를 알아보는 건지 야옹~ 울기만 할 뿐 도망가지 않았다. 마침 가방에 먹을 것이 있어서 차 밑에 캔을 놔주었다. 마트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다시 찾아 봤지만 삼색.. 2017. 6. 21.
아깽이가 나타났다 - 01 복숭아 '모모'가 우리 집에 온 지 벌써 1년이 지났다.그동안 모모는 중성화 수술을 했고, 약 700그람 정도 몸무게가 늘었으며, 내 품에 안기는 걸 여전히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참아내는 시간이 길어졌다.(가끔은 골골거리기도 한다.) 두 살 쯤으로 추청되는 모모는 아직 어린 축에 속하지만 1년 넘게 같이 살면서 단 한번의 말썽도 부린적이 없다. 호기심에 티슈를 마구 뜯지도 않고,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을 떨어트리지도 않는다. 사람 음식에도 관심이 없고, 싱크대에 올라가 설거지 물을 좀 먹은 것 외에는 그 어떤 번잡함도 없는, 신기하고 예쁜 나의 첫 고양이다. 세상만사 귀찮은 것 투성이인 이런 몹쓸 인간에겐 참으로 선물같은 녀석이다.다리 사이는 제일 편한 잠자리 모모와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고양이들에.. 2017.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