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가 나타났다 - 02 3월이 지나고 있었다.삼색이를 못 본지 보름도 지난 것 같다. 혹시 누군가가 중성화 수술을 해주기 위해 데려간 건지, 새끼를 가지는 바람에 숨어있는 건지, 무슨 사고가 난 건지... 며칠에 한 번씩은 마주치던 녀석이 보이지 않으니 이런 저런 걱정이 생겼다. 같이 다니던 노랑이들과 젖소 고등어는 여전히 보이는데 그 녀석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장을 보려고 마트에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골목길 초입 체육관 앞에 삼색이가 있었다. 어딜 갔다 온 거야~ 녀석, 그래도 잘 지내고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에 다가갔는데, 나를 알아보는 건지 야옹~ 울기만 할 뿐 도망가지 않았다. 마침 가방에 먹을 것이 있어서 차 밑에 캔을 놔주었다. 마트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다시 찾아 봤지만 삼색.. 2017. 6. 21. 아깽이가 나타났다 - 01 복숭아 '모모'가 우리 집에 온 지 벌써 1년이 지났다.그동안 모모는 중성화 수술을 했고, 약 700그람 정도 몸무게가 늘었으며, 내 품에 안기는 걸 여전히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참아내는 시간이 길어졌다.(가끔은 골골거리기도 한다.) 두 살 쯤으로 추청되는 모모는 아직 어린 축에 속하지만 1년 넘게 같이 살면서 단 한번의 말썽도 부린적이 없다. 호기심에 티슈를 마구 뜯지도 않고,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을 떨어트리지도 않는다. 사람 음식에도 관심이 없고, 싱크대에 올라가 설거지 물을 좀 먹은 것 외에는 그 어떤 번잡함도 없는, 신기하고 예쁜 나의 첫 고양이다. 세상만사 귀찮은 것 투성이인 이런 몹쓸 인간에겐 참으로 선물같은 녀석이다.다리 사이는 제일 편한 잠자리 모모와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고양이들에.. 2017. 6.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