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와 나는 3년 전 5월에 만났다.
나를 만나기 전에 모모는 출신을 알 수 없는 구조묘였는데
뜬금없이 어느 사진작가분의 스튜디오로 들어와 풀썩 쓰러진 고양이었다.
당황하던 작가님은 곧 고양이 배에 심한 상처를 발견했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던 중
우리 연희 고살이 이웃 친구분께까지 연락이 닿았다.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작가님은
졸지에 구조자에 임보자 신분이 되셨고
형편상 빨리 입양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결국 건너 건너 나에게까지 소식이 전해지게 되었다.
깊은 상처를 극복하고 빨리 다 나으라는 의미로
처음에는 ‘다나’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모모.
그렇게 치료를 받으며 배가 다 아물고
새로 털이 자라날 때쯤 나에게 오게 되었다.
모모의 과거를 두고 우리는 많은 추측을 했었다.
개나 고양이에게 물린 것 같은 배의 상처는 애를 죽게 만들 수도 있었던 심하고 위험한 것이었다.
자기가 그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에게,
그것도 낯선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렇다면 사람 손이 익숙한, 사람에게서 버려진 아이가 아닐까?
집에 오자마자 사람 옆에 붙어자고 청소기나 장농에 친근한 걸 보니 역시 유기묘?
아니면 길냥이 출신??
결론은? 아직도 모른다. 뭐 영원히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모모의 과거를 생각했을 때 5 of cups가 나온 걸 보면서
아.. 예전에 우리 모모는 정말 정말 슬픈 일을 겪었던 아이구나.. 생각할 뿐이다.
정말 버려진 건지, 아니면 잃어버린 건지.. 어쨌든 모모는 관계 안에서 고통을 받은 아이인 건 맞는 것 같다.
그것이 사람과의 관계이든 물리적 상처를 준 동물과의 관계이든
아픔과 슬픔, 그리고 상실이었을 거다.
하지만 5 of cups 카드에는 엎어지지 않고 제대로 서있는 두 개의 컵이 남아있다.
결국 모모는 어떻게든 살기위해 열려있는 스튜디오로 들어가 위급한 상황을 알렸고
다행히 좋은 분을 만나 연결 연결을 통해 나의 첫 고양이로 만날 수 있었다.
타로카드를 뽑아도 여전히 모모의 과거는 미스테리한 봉인에 묶여있다.
구체적 사실은 여전히 알 수가 없다.
다만 5 of cups 카드를 보면서 나는 조급증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내가 다가가는만큼 모모가 오지않는 것에 대해서.
많이 표현해도 물 새듯이 새는 듯한 허무함에 대해서.
그래서 느끼는 섭섭함과 자기 반성, 무기력에 대한 조급함 말이다.
살기 위해 두 개의 컵을 찾아낸 모모라면
언젠가는 나와도 진정한 2 of cups를 맺을 거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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